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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존(獨尊)
자신을 관찰해보면 외롭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외롭다는 것은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독존(獨存)은 인도 상키야 철학에서 해탈이라는 말로 표현되는 것인데, 인도 고전인 상키야 철학에서는 존재의 이상적 모습으로 독존을 내세우고 있다. 독존하지 못하기 때문에 괴로움을 당한다는 것이고, 그래서 괴로움을 여의기 위해서는 독존해야 한다고 설하고 있다.
상키야 철학에서는 세계가 영아(靈我; 푸르샤)와 원질(原質;프라크르티)의 결합에 의해 원질이 3질의 평형 상태를 깨뜨리고 전개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영아는 모든 것을 바라보는 의식의 주체라고 설명할 수 있고, 원질은 만물의 바탕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이 두 가지가 결합해 있을 때는 영아가 독존 상태를 잃었기 때문에 고통이 있는 것이고, 그래서 원질이 전개된 목적대로 영아가 해탈되면 영아가 독존하게 된다. 그래서 더 이상 원질이 전개되지 않게 되고 영아는 자유롭게 된다는 것이다.
불교에서는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이라 해서 독존(獨存)이 아니라 독존(獨尊)이다. 독존(獨尊)이라는 뜻은 가장 존귀(尊貴)하다는 뜻이다. '하늘 위 하늘 아래 나 홀로 가장 존귀하다.' 이 의미는 자신의 생명 근본 자리야말로 최고로 가치 있는 것이다, 곧 우리 생명이 가장 존엄한 것임을 선언한 것이다.
생명 가운데 우리 인간을 보면 의식이 있다. 의식으로 무한한 우주를 인식할 수 있다. 의식은 유한한 영혼이 무한을 인식하기 때문에 무한하다고 한다. 무한한 시간과 공간을 인식할 수 있는 것이 우리 인간이 지닌 의식의 능력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의식을 지닌 우리 인간의 생명이야말로 우주나 다름없는 것이다. 오히려 우주 자체는 무한한 시간과 공간을 지각할 조건이 갖추어지지 않았다. 우리 의식이 우주를 인식할 때 우주가 무한한 것이지, 우주 자체로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우리 의식을 놔두고 따로 아무것도 성립할 수 없기 때문에 공(空)인 것이다.
그러므로 일체유일심(一切唯一心)이다. 이 뜻은 ‘모든 것은 다 마음뿐이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생명이야말로 우주이고 모든 것으로서 가장 존엄한 가치를 지니고 있어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생명자리가 한 생이 끝나면 완전히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파도가 멈추었지만 물은 그대로 있는 것처럼 우리 생명의 바탕이 영원한 것이라고 한다. 이 영원한 생명의 바탕 이것이 불성이고, 부처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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